중국이나 우리나라처럼 음양오행 사상이 깊게 뿌리 내린 곳은 무엇이든 대표적인 5가지로 구분하고 오행에 배속하는 문화가 많다. 채소도 마찬가지로 부추·아욱·파·해백·콩잎을 ‘5채(五菜)’로 나누고, 이 가운데 아욱은 토(土)에 해당하는 채소로 다룬다. 아욱은 채소의 종류가 다채롭지 못하던 옛 시절에 흔히 먹은 채소다.

아욱은 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데, 특히 칼슘은 100g당(데친 후) 267㎎ 정도로 높다. 이는 1일 영양섭취기준치의 40%에 달하는 양이다. 그 외에도 망간·마그네슘·칼륨·아연·인 등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철분도 소고기와 비슷할 정도로 함량이 높다.

이런 미네랄은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세포 생성을 도우며 인체에 활력과 스태미나를 제공하기 때문에 몸에 매우 유익하다. 특히 성장기나 수술 후처럼 빠른 세포 성장과 회복력이 필요할 때 더욱 좋은 음식이다.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 부기를 내려주고 모유 분비도 촉진하기 때문에 출산 후 모유 수유를 고려하는 산모라면 자주 먹는 것이 좋다.

그리고 비타민도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데, 가장 특징적인 비타민은 비타민K로 무려 1일 영양섭취기준의 648%에 해당하는 453.67㎍이 함유돼 있다. 비타민K는 혈관손상이 발생했을 때 혈액을 응고시키는 응고 물질을 생성하는 데 필수적인 비타민이며, 골 손실을 방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의학에서 우리가 먹는 잎 부분에 대한 언급은 ‘달고 맛있다’ 정도로 그치지만, 아욱의 씨 부분은 한약재로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두해살이 풀로 씨를 겨울과 봄 사이에 얻음에 따라 ‘동규자(冬葵子)’라고 하는데 소변불리, 모유 분비 장애, 부종 등 몸에서 수분대사가 잘 일어나지 못할 때 많이 사용했다. 독성이 없고 몸에서 대소변 배출을 원활하게 하므로 한때 다이어트차로 엄청나게 판매된 적이 있었을 정도다.

TIP1. 채소의 왕?=많은 정보성 블로그 글을 보면 아욱을 중국에서 ‘채소의 왕’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이는 근거 없는 이야기다. 고대의 약초 백과사전 격인 본초강목에 ‘오채의 으뜸’이라는 단어가 나오기는 하지만 실상 중국인들은 다른 채소(특히 청경채)를 더 많이 먹는다.

TIP2. 진짜 다이어트?=동규자차는 다이어트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동규자의 이뇨 및 배변 기능 활성화에 기인한 것인데, 실제 지방을 연소하는 등의 체지방 감소에는 특별한 효과가 없다. 단지 대소변만 더 빨리 많이 나가게 해 일시적으로 체중이 감소한 것처럼 보일 뿐 장기적으로 체중 변화는 없을뿐더러 원래 대소변에 문제가 없거나 반대로 잦은 설사 등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장복했을 경우는 오히려 증상이 악화돼 체력 소모를 가져오기 쉽다.




TIP3. 심장약 복용자는 주의=아욱은 노년기에도 좋은 음식이지만 심혈관 문제로 항응고제인 와파린을 복용 중일 때는 조심하는 것이 좋다. 이는 아욱에 너무 많이 들어 있는 비타민K가 항응고제의 반대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