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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토종 야생열매들
작성자 싸인큐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08-09-06 09: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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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79
 가을이 쓸쓸한 계절이라고 하지만, 가을처럼 자연의 변화가 몸속으로 파고드는 환절기일수록 자연의 섭리 속에서 생명과 삶의 의미를 찾아보면 건강한 속삭임이 들려온다. 그 일의 출발은 '결실의 들과 산으로 가는 여행'이다. 이 무렵 큰 산 중턱 이하나 오염이 안 된 시골마을 뒷산에 오르면 우리 토종 야생과실들을 반갑게 만날 수 있다. 머루, 다래, 오미자, 정금, 초피, 까치밥, 쥐똥열매, 맹감(청미래덩굴 열매), 아그배, 팥배 등 웬만큼 자연이 살아 있는 야산에는 10~20가지의 과실들이 모여 있다. 이들을 만나는 데는 자연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 어린 눈빛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전제조건이다.

▲ 팥배(배의 일종으로 익으면 빨간색이고 크기가 팥알만하다).
ⓒ2005 최성민
이 토종과실들은 9월 중순부터 익기 시작해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10월 24일) 이후 서리를 맞아 한창 맛이 더해지고, 입동이 지나면서부터는 잎이 진 나뭇가지들 사이에서 늦가을산의 산지기로 더욱 또렷이 모습을 드러낸다. 산에 사는 이 토종 과실들은 색깔도 다양하고 예쁘다.

진홍색 자디잔, 오미자와 까치밥으로부터 파란 다래, 갈색 아그배, 진보라 정금, 새까만 쥐똥열매에 이르기까지, 이 땅의 토질과 기후를 받아 자기 나름의 세계를 아름답게 가꿔가고 있다. 더욱이 외래 과일과 화초가 '침범'해 오는 요즘, 누가 알아주거나 돌보지 않는 산속 귀퉁이에서 묵묵히 자기의 정체성을 지켜가는 모습은 예전에 선조들이 칭송해 마지않던 군자의 모습이나 다름없다.

▲ 다래
ⓒ2005 최성민
이 토종과실들이 사람을 비롯한 이웃의 삶에 끼쳐온 공덕은 감동적이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청산별곡>)라고 했듯이 머루와 다래는 자연을 벗삼고자 한 선조들의 산벗들이었다. 잔 포도송이처럼 생겼으나 색깔이 붉은 오미자는 요즘 오미자차나 한약재의 원료로 아낌을 받고 있다. 새큼한 맛을 내는 오미자차(정확히 말하자면 '오미자탕'이라 해야 한다)는 한 모금만 마셔도 입과 뱃속이 다 개운해진다.

▲ 정금
ⓒ2005 최성민
정금이란 과실은 가장 눈여겨볼 만하다. 성냥알 2~3개 크기의 정금은 야산 중턱 아래쪽 주로 오솔길 길가에 송알송알 열린다. 얼핏 보면 검게 보이는 진보라색 정금은 예전에 나무하러 다니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영양공급원이었다. 나무 높이가 마침 사람 키만 해서 따먹기가 수월하고 한 나무에 수백 개 열매가 달려 있기에 한 자리에서 흡족하게 따먹을 수 있다. 정금열매의 맛은 매콤 새콤 달콤하다. 씨가 딱딱하지 않아서 일부러 가려낼 일 없이 함께 씹어먹는다.

정금에는 비타민류와 칼슘류가 많이 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산에 다니는 사람들이 정금을 따먹으면 피로를 잊게 되더라고 한다. 산골마을 사람들은 봄에 나무하러 가면 진달래꽃을, 가을엔 주렁주렁 열매를 단 정금나무 가지를 꺾어 나뭇짐 지게에 꽂고서 내려오곤 했다. 할아버지나 아버지, 오빠들의 나뭇짐을 목빠지게 기다리곤 했던 '산마을 아이들'은 이 무렵 그 '정금나무의 추억'을 되살려볼 것이다.

▲ 정금
ⓒ2005 최성민
이밖에 초피는 진한 자극적인 냄새가 나서 추어탕에 넣어먹는 것으로 '종피' 또는 '젬피'라고도 한다. 초피열매는 지금 한창 지리산 일대 산자락에 노란 잎새와 함께 입을 벌리고 있다. 까치밥은 '영실'이라고도 불리는 찔레나무 열매다. 눈덮인 겨울에 먹을 것을 잃은 까치들이 먹는다고 해서 그런 이름을 얻었는데 사실은 꿩들이 더 신세를 지므로 '꿩밥'이라고 해도 되겠다.

아그배는 도토리보다 좀 더 큰 야생배인데 어린이 주먹 만한 돌배와는 다르다. 배의 원조인 듯한 아그배는 겨울이 되면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새까맣게 변해서 '묵배' 또는 '먹배'라고도 불린다. 산에 다니면서 따먹거나 한약재로 쓰인다. 꼭 쥐똥처럼 생긴 쥐똥열매는 먹지는 못한다. 고속도로가에 울타리용으로 많이 들어선 나무에 까맣게 달린 작은 열매들이 쥐똥이다.

▲ 팥배
ⓒ2005 최성민
요즘 우리 토종과실 만나기 장소는 전국 산지를 구획을 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강원도 평창 일대 오대산 자락에 가면 다래가 많다. 특히 평창군 방림면 일대 야산에는 10년 넘은 다래나무 줄기가 높은 나무들을 감고 올라가 쭈글쭈글한 다래열매를 달고 있다. 돌배는 오대산에 많다. 강원도 홍천군 남면 유목정마을 뒤 인즉산 골짜기에는 배의 일종인 팥배나무가 숲을 이루고 팥알처럼 생긴 빨간 팥배열매로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팥배는 이뇨거담효과가 있어서 한약재로 쓰이고 술도 담근다.

정금 오미자 초피 아그배 등은 함양 산청 남원 등 지리산 자락에 많다. 남원시 이백면 남평리 뒷산에는 정금과 아그배 까치밥 나무가 밀집돼 있다. 따라서 이 지역에는 이 열매들을 따먹고 사는 꿩, 노루 등 야생동물도 많다. 이곳에는 다른 지역에서 안 나는 산초나무도 무성하다. 남원 일대의 섬진강에서 나는 미꾸라지와 이곳 산초열매 가루가 조화를 이뤄 명물 '섬진강 추어탕'을 낳았다. 요즘 민가에서 약재와 탕(차)재료로 많이 쓰이는 오미자는 지리산 자락 산마을 장터인 남원장, 구례장, 함양장, 산청장에 가면 다량으로 구할 수 있다.

벌똥은 보리똥 보리밥 보리수열매 등으로 불리는 과일로 성냥알을 닮은 색깔과 모양에 작은 주근깨반점들이 있다. 쫄깃하고 약간 떫은 맛이 난다. 지리산 일대 정금나무 사이에서 가끔 보인다. 전북 진안 마이산 수마이봉 아래에 있는 은수사라는 절에는 우리 나라 유일의 '청실' 배나무가 한 그루 있다. 익으면 겉 색깔이 파랗게 변하는 청실은 태조 이성계가 먹고 버린 씨가 발아해 3대째 된 것이라고 하는데, 그 즙이 천식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 깨금
ⓒ2005 최성민
이런 토종과실과 함께 아름다운 풍치를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가을 여행지 한 곳으로 지리산 줄기, 섬진강이 흐르는 산골인 전남 곡성 산마을들을 들 수 있다. 곡성읍에서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읍내에서 2km 지점인 호곡리 줄나루께서부터 오른쪽으로 비단결같은 산자락이 펼쳐진다. 산자락 구비진 곳곳엔 산마을들이 안겨 있는데, 곡성군 오곡면 침곡리와 봉조리 같은 마을들이다. 이곳 산마을 주변 산에 위에 말한 토종 산열매들이 막 익어 고운 색의 절정을 드러내고 있다. 이곳은 아침마다 섬진강에서 안개가 올라와 알맞게 습기를 공급해 주기에 여느 곳 보다도 야생과일들이 색깔이 곱게 익는다.

▲ 곡성의 명물인 '섬진강 관광증기기관차'
ⓒ2005 최성민

▲ 섬진강 줄나루의 원형인 곡성 호곡줄나루.
ⓒ2005 최성민
나는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이곳 산에 오른다. 나의 일터이자 운동장인 곡성군 오곡면 침곡리 섬진강변 '산절로 야생다원'에 일하러 가는 것이다. 산절로 야생다원은 지금 '토종 산열매 과수원'이라고 부르는 게 알맞을 정도로 '백과'가 풍성하다.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로부터 귀동냥했으나 보거나 먹어보지 못해서 '전설의 과실'로 내 머릿속에 남아 있던 '정금’이 다원에 지천이다. 특히 올해는 정금이 가지가 찢어질 정도로 많이 달렸다. 그것으로 보아서 다른 과실들도 풍년이리라.

정금 외에도 머루, 다래, 으름, 오미자, 팥배, 깨금, 그리고도 이름모를 파랗고 노랗고 불그스레한 과일들이 이 땅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식구들로 얼굴내밀기에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늘 산에 혼자 있어도 외롭거나 적적하지 않다.

▲ 곡성 오곡면 침곡리에 있는 산절로야생다원.
ⓒ2005 최성민

▲ 이 파란 열매는 이름이 무엇일까? 옆에 아직 익지 않은 초록색 열매도 보인다.
ⓒ2005 최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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