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사무실현판
  • 부서표찰
  • 이미지월
  • 인포메이션
  • 스탠드사인
  • 시트컷팅
  • 실사스티커/자석시트
  • 실사출력
  • 판넬/포스터
  • 레이저컷팅,마킹
  • 주문상품 결제창

현재 위치
  1. 게시판
  2.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입니다..
상품에 관한 질문이나 주문사항은 [상품주문게시판]에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게시판 상세
제목 느림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작성자 정송남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08-03-06 19:25:38
  • 추천 추천하기
  • 조회수 570
 정갈하게 보존된 한옥과 그 사이를 굽이돌아 이어지는 정겨운 돌담길. 돌담 너머 장독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한과와 쌀엿을 만드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곳. 돌담장 아래 따뜻한 햇볕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할아버지들.

지난 2월5일 ‘느리게 살기 마을(슬로시티) 인증 선포식’이 열린 담양 창평면 삼지천 마을의 풍경이다. 이 마을은 전통가옥과 흙돌담, 전통음식과 인근 가사문화권의 유적이 잘 계승 보존되어 완도·장흥·신안의 마을들과 함께 국제슬로시티 연맹으로부터 아시아에서 최초로 슬로시티 지정을 받았다.

슬로시티는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여유를 회복하게 하고자 ‘느림의 철학’을 바탕으로 1999년 이탈리아의 소도시 ‘그레베 인 키안티’에서 시작되었다. ‘빨리빨리 살 것을 강요하는 바쁜 현대생활은 인간을 망가뜨리는 바이러스’라고 생각한 파울로 시장은 느리게 살기를 실천함으로써 참된 삶의 평화와 행복을 찾자고 역설했다. 슬로푸드 운동을 바탕으로 시작된 이 운동은 처음엔 편리함에 익숙한 주민들의 반발도 있었으나 도시공동체는 이를 극복해 지금 전세계 11개국 97개 도시로 확대되었다.

슬로시티는 ‘불편함이 아닌 자연에 대한 기다림’을 주제로 한다. 느림 속에서 자연과 인간의 삶을 조화롭게 하면서 지속 가능한 지구를 추구하자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간편하고 빠른 것에 길들여져 불편한 것은 불필요한 것으로, 느린 것은 참을 수 없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꽃이 피고 지는 일을 서두르지 않고 자연의 시간에 따라 생명활동을 하는 것처럼 인간에게도 ‘인간적 규모’의 속도를 유지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가꿀 수 있다. 시간은 무한한데 우리는 마치 시간이 없는 것처럼 여기며 살아간다. 속도전쟁의 전사들처럼. 속도는 경쟁을 전제로 하고, 경쟁은 ‘더 크고 빠르게’를 지향하여 ‘작고 느린 것’을 배격한다. 오늘날 전대미문의 생태적 재앙도 알고 보면 서구문명의 속도경쟁이 불러온 산업화의 산물이 아닌가? 꿈의 이동수단이었던 자동차는 연 40만명의 인명을 앗아가고, 자본은 속도 중독을 가속화시켜 우리의 인내심과 정신을 황폐화시키고 인간의 삶터를 파괴하는 암세포 역할을 해 왔음에도 우리는 이를 ‘불편한 진실’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속도와 성장이라는 미신에 대한 가망 없는 추구를 포기한다면 우리의 영성적 힘과 신체적 건강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슬로시티의 등장은 이런 의미에서 우리 삶에 여유를 주고, 사라져간 전통문화와 따뜻한 인간적 연대를 찾아 마을공동체를 복원하여 도시와 농촌이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다. 슬로시티로 인정받으면 자전거와 보행자를 위한 도로를 정비하고, 마을공원 확대, 무공해나 저공해 버스운행, 다국적 기업브랜드의 체인점과 인스턴트 식품 추방, 재래시장 부활, 전통식품과 전통음식 판매 등을 해야 한다. 이런 근본적인 삶의 변화는 문명사적 고뇌에 빠진 우리에게 잃어버린 마음의 고향을 찾으라는 메시지가 아니겠는가? 느림이 우리를 자유케 할 것이니.

앞으로 슬로시티를 정착시키고 발전시키려면 유기 자연농법 등 친환경 농업을 추진해야 하고, 관광객을 빌미로 소득을 위한 무분별한 개발과 부동산 투기를 억제해야 하며, 지구 온난화와 환경호르몬을 유발하는 에너지 낭비를 없애고, 그 지역 특유의 자연환경과 전통문화를 보존 육성하면서 반생태적이고 비교육적인 교육체계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해답은 이미 과거 속에 있으니 전통의 지혜와 생활방식 속에서 내일의 희망을 찾아 ‘인간답게 사는 마을’을 만들어 보자는 이러한 생명운동은 이제 복음으로 다가오고 있다.

정송남/전남 담양 한빛고 교감

첨부파일
비밀번호 수정 및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관리자게시 게시안함 스팸신고 스팸해제 목록 삭제 수정 답변
댓글 수정

비밀번호 :

수정 취소

/ byte

비밀번호 : 확인 취소

댓글 입력

댓글달기이름 : 비밀번호 : 관리자답변보기

확인

/ byte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


네이버
리뷰이벤트

장바구니 0